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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은 질병입니다"… 의사가 말하는 다이어트, 핵심은 '혈당'


매일 체중계에 올라 숫자가 줄었는지 확인하고, 칼로리를 꼼꼼히 계산하며 식단을 조절하는 것은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이런 방식이 오히려 '요요현상'을 부르고, 근본적인 비만 해결에는 도움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비만 치료의 핵심은 체중 감량이 아닌 '혈당 관리'와 이를 통한 '대사 건강 회복'에 있다는 것. 가정의학과 유병욱 교수(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와 가정의학과 전문의 배지선 원장(이을클리닉)에게 다이어트에 대한 오해와 진짜 성공하는 다이어트 원리에 대해 들어봤다.

우리나라 비만 현황이 어떤가요?
• 유병욱 교수: 심각한 수준입니다. 국가 통계 자료에 따르면 만 19세 이상 성인 세 명 중 한 명이 비만으로 나타났어요. 특히 청소년 비만율도 점점 악화되고 있습니다. 비만은 단순히 '뚱뚱하다'는 문제가 아닙니다. 엄연히 질병 코드가 있는 질병입니다. 비만으로 인해 다른 질병이 생기고, 이로 인한 사망자도 늘어나고 있죠.

비만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 유병욱 교수: 비만을 '대사 건강에 빨간 불이 켜졌다'는 신호로 봐야 합니다. 내 몸에 혈당이나 호르몬 균형에 문제가 생겼다는 대사 이상의 신호인 거죠. 그래서 단순히 체중을 줄이려는 다이어트 패러다임은 바뀌어야 해요. 질병이니까 치료해야 합니다.

많은 분이 매일 체중을 재며 숫자에 집중하는데, 이게 잘못된 건가요?
• 유병욱 교수: 네, 몸무게 숫자가 바뀌었다고 해서 지방이 빠지고 건강해질 거란 착각에 빠지면 안 됩니다. 몸무게 안에는 지방뿐 아니라 근육, 뼈, 수분, 장기 등 많은 요소가 포함되어 있어요. 우리가 빼야 하는 건 체지방인데, 숫자에만 집착하다 보면 단기간에 수분이나 근육이 빠진 걸 살이 빠졌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대사 건강을 회복하는 건강한 방식의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체중계의 숫자는 자연스럽게 내려가 있을 겁니다.

• 배지선 원장: 맞습니다. 단순히 체중계의 숫자에만 집착하는 경우 정작 빠져야 할 체지방은 그대로일 때가 많습니다. 이러면 기초대사량이 감소해서 요요가 올 확률도 크고, 건강상으로도 큰 의미가 없어요. 지방 빼는 것보다 살 빼다가 빠진 근육 늘리는 게 훨씬 더 어렵습니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면 다이어트 된다는 말도 틀린 건가요?
• 유병욱 교수: 물론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면 살이 빠집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비만을 해결할 방법은 아닙니다. 먹고 싶은 거 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서 체중이 빠졌다고 건강한 다이어트가 아니에요. 단순히 체중이 빠져서 건강해지는 게 아니라, 과학적인 원리에 따라 체지방은 줄이고 근육은 유지하거나 증가시켜야 합니다. 핵심은 '살이 빠져서 건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건강해져야 살이 빠지는 것'입니다.

건강해져야 살이 빠진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 유병욱 교수: 비만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혈당과 호르몬의 불균형이 대사 건강과 깊게 연관되어 있어요. 적게 먹어서 칼로리를 줄이는 게 아니라, 혈당을 조절해야 실제로 체지방 생성이 줄어듭니다. 다이어트의 핵심은 칼로리가 아니라 혈당인 거죠.

혈당이란 정확히 무엇인가요?
• 배지선 원장: 혈당이란 혈액 속 포도당의 농도를 뜻합니다. 건강한 사람은 혈당 수치를 일정한 범위 안에서 유지하는데요, 기본적인 공복 혈당 범위는 70~100mg/dL 미만이에요. 음식을 먹거나 운동 등 활동을 하면 이 수치가 일시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탄수화물이 포도당으로 분해돼서 혈액으로 이동해요. 이때 인슐린 호르몬이 나와서 포도당을 세포로 들여보내거나 근육에 저장하게 만들어 에너지를 생성하고, 그러면서 혈당이 내려와 안정화되죠. 그런데 혈당 수치가 높게 유지된다는 건 식후에 일시적으로 높아진 혈당이 좀처럼 정상화되지 못하고 오랜 시간 높은 상태로 머문다는 뜻이에요.

그렇게 혈당이 높은 상태로 지속되면 우리 몸에 어떻게 나쁜가요?
• 배지선 원장: 이제는 많은 분들도 익숙히 들어 알고 계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기 쉽습니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 인슐린을 택배 기사라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택배 기사인 인슐린이 포도당이라는 물건을 들고 세포의 집 앞에 가서 문을 두드리는데, 처음엔 문을 잘 열어주던 세포가 이 신호에 둔감해지면 문을 안 열어주죠. 그러면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잘 들어가지 못하는 상태가 됩니다. 이걸 인슐린 저항성이라고 합니다. 그 결과 혈당은 높게 유지되고, 이를 보상하기 위해 인슐린은 계속 과다하게 분비되는 거예요.

혈당과 체지방은 어떤 관계가 있나요?
• 유병욱 교수: 혈당이 안정화되면 인슐린 분비도 안정되고 균형을 유지할 수 있어요. 이 상태가 되면 우리 몸은 지방이 잘 연소되는 환경으로 변합니다. 당연히 체지방 생성도 줄어들죠. 반대로 혈당이 불안정해서 출렁출렁 올라가면 인슐린도 같이 따라 올라가요. 인슐린이 과다 분비되면 우리 몸에 체지방을 자꾸 쌓으려는 작용이 발생합니다. 즉, 인슐린이 롤러코스터를 타면 우리 몸은 체지방이 쌓이기 쉬운 몸으로 변해가는 겁니다.

혈당 스파이크와도 관련이 있나요?
• 유병욱 교수: 네, 맞습니다. 식후 혈당이 평균 이상으로 확 올랐다가 빠르게 떨어지는 현상을 혈당 스파이크라고 해요. 배구에서 공이 올라갔다가 탁 내려치면 내려가잖아요. 혈당이 이렇게 오르락내리락 반복되면 인슐린 분비가 과다해지고 균형을 잃어버려서 대사 건강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결국 지방이 쌓이기 쉬운 몸으로 변해가는 거죠.

혈당 스파이크의 증상은 어떤 게 있나요?
• 유병욱 교수: 식사 후에 갑자기 졸음이 몰려오는 게 대표적이에요. 실제로 혈당이 쭉 올라갔다가 뚝 떨어질 때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한 시간 이내에는 졸리고 집중력이 떨어져요. 두세 시간 사이에는 굉장히 피곤하고, 손이 떨리거나 다시 배고픔을 느끼기도 해요. 짜증이 나고 식욕이 폭발합니다. 이런 증상들이 결국 폭식을 부를 수 있어요.

혈당 스파이크가 반복되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 유병욱 교수: 하루에도 혈당 스파이크를 여러 번 겪는 사람들은 단순히 혈당이 오르내리는 것이 아니라, 이때 혈관 내벽이 손상돼요. 염증 물질이 나오고 이런 반응들이 더 강화됩니다. 혈관이 손상되니까 심혈관 대사 질환의 위험이 올라가죠.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에요. 혈관 손상으로 인한 혈관성 치매, 그리고 일부 암과도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일상적으로는 식곤증, 허기짐, 부종, 여드름, 만성피로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요.

혈당 스파이크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배지선 원장: 식습관 개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언제 먹을지, 어떻게 먹을지, 무엇을 먹을지 알아야 해요. 배고픔을 조절하는 게 중요한데, 16:8 단식법과 같이 정해진 시간 내에만 음식을 섭취해서 공복 시간을 확보하는 간헐적 단식이 인슐린 저항성을 극복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생활 패턴에 맞춰서 하루 16시간 동안 안 먹고, 8시간 동안 식사를 하면 지속 가능하게 유지할 수 있어요.

간헐적 단식을 하면 우리 몸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나요?
• 배지선 원장: 실제로 살은 많이 먹어서 찌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먹어서 찐다고 해요. 계속 먹으니까 인슐린이나 세포가 쉴 틈이 없어서 문제가 생기는 건데요. 간헐적 단식은 인슐린 분비를 낮추고 인슐린 감수성은 개선해서 대사 건강을 향상시킵니다. 이에 따라 염증과 노화가 지연되고, 세포 내 노폐물을 청소하고 제거하는 세포 자가포식 등 다양한 건강상 이점이 있죠. 하지만 먹는 것만 신경 쓴다고 다이어트 효율이 오르진 않아요. 식단과 더불어 운동과 수면이 함께 균형을 이뤄야 대사 건강이 회복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핵심 포인트를 정리해 주신다면요?
• 배지선 원장: 다이어트는 혈당 관리부터 시작하세요.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게 핵심입니다.

• 유병욱 교수: 24시간 혈당을 관리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도구를 활용해서 내 몸의 혈당 변화를 잘 살펴보세요. 그러면 건강도 지키고, 건강해지니까 자연스럽게 다이어트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